누가 지금 나에게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아마 ’프리 가이’와 ‘레디 플레이어 원’을 강력 추천할 것 같다. 그 정도로 ‘프리 가이’는 최근에 정말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다. 두 영화 모두 게임 속의 세상이 배경인 영화로 유사한 점이 있다. 나는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이 두 영화를 즐기는 데에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프리 가이’를 본 지는 수개월이 지났는데, 최근에 와서 이 영화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아 리뷰를 쓰게 되었다.
‘프리 가이’는 2021년 8월 개봉하였고, 감독은 숀 레비(Shawn Levy), 주연인 가이 역은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가 맡았다. 국내 관객 수는 31만명,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8.47점이다.
‘프리 가이’의 주인공인 가이는 실제 인물이 아닌 ‘프리 시티’라는 게임 속의 NPC이다.
* NPC(non-player Character) :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지 하지 않고, 그냥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상점 주인이나 퀘스트를 주는 인물 등이 있음.
본인이 NPC인 것을 모르고 항상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던 가이는, 어느 날 우연히 이상형 밀리를 만난 후 본인의 단순하고 반복되는 삶에 싫증을 느끼고, 밀리가 있는 플레이어의 세계로 들어간다.
게임 속 NPC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도, 그 후에 전개되는 스토리도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지만 이 영화는 오랜만에 재미있는 영화를 만나 즐거웠던 것 이상으로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NPC일까 플레이어일까?”
그날도 평소와 같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 중이었다. 환승을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가수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가 본인의 인생과 공연에서 느낀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문득 이 사람은 플레이어고, 출근을 하고 있는 나는 NPC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모습으로 같은 곳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이런 일상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인생의 무료함을 느끼는 동안, 저 사람은 저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감정들을 느끼면서 살고 있구나.
이후 한동안 ‘나와 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 중 누가 NPC이고 누가 플레이어일까?’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을 몇 명에게 공유했는데, 자신은 플레이어가 되고 싶은 NPC인 것 같다는 사람도 있었고, 행복한 NPC이면 만족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행복한 NPC이면 만족한다는 사람의 생각도 참 멋지다. 하지만 나는 내가 NPC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든다.
TV, 인터넷,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슈퍼스타들, 기업가들, 재력가들의 인생은 누가 봐도 플레이어로 보인다. 같은 환경에서 태어나진 않았어도 모두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소수의 사람들은 살아가는 모습이 평범한 사람들과는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꼭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다채로운 경험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인드만큼은 플레이어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프리 가이’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이지만, 단순히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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